생각해보니 어렸을 때부터 나는 꽤 많은 곳을 '뽈뽈'거리며 돌아다녔다.여행을 업으로 삼는 사람들과여행을 정말 정말 사랑하는 사람들보다는 적고, 작은 경험이지만. 내 여행의 8할은 혼자 떠나는 여행이어서여행지에서의 기억은 좁지만 깊다.나머지 2할을 공유하고 있는 사람들과의 기억은 더할나위 없이 즐겁다. 그 기억을 남기고 공유하고 싶어서, 이제 여행기도 함께 써보려고 한다. 과거의 여행을 떠올리는 시간이 좋다.시간이 지날 수록 힘들고 어려웠던 기억은 작아지고행복하고 즐거웠던 기억이 커지기 때문에. 기억을 더듬고, 일기장을 들춰보면서, 그 때의 기억, 감정, 느낌을 담아내야지.좋은 카메라로 좋은 사진을 더 많이 남겨둘 걸 그랬다. 또 하나의 프롤로그.언제 기억부터 시작해볼까.
그 자리에 단단하게 머무르는 사람은 그 자체로 대단하고 멋있다.나 또한 오래전부터 그런 사람이기를 바랐고운 좋게도 그런 사람으로 살 수 있었기 때문에앞으로도 그렇게 살아가기를 꿈꿨었다.다만 그것 뿐이었다. 스스로의 한계를 만드는 것으로 나에게 주어진 기회를 놓치고나의 가능성을 단정 지어, 더 이상 그 길을 바라볼 수도 없게 눈을 감아버리는 실수를 하지 않았다면아주 단단하게 그저 그 자리에서, 나의 몫을 해내고 있었을 지도 모르겠다. 단단하게만 보였던 나의 유리벽에는어느 새, 예리하고 날카로운 수 천 개의 실 같이 가느다란 선이나의 시야을 가릴 정도로 새겨져 있었다. 바람과 비, 그리고 햇살에도 선의 깊이는 깊어지고, 또렷해져유리벽에 기대어 선 나에게 끊임없이 생채기를 내고 있었다. 온전한 나를 두고, 지..
역시 꾸준히 기록 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었다. 그래서 두 달만에 돌아왔다. 혼자만의 일기장에 기록을 남기는 것이 더 어려운 일이라다시 블로그에 어느 정도 정제된 글을 쓰기로 했다.나에게는 오히려 혼자만의 공간에서 솔직한 감정을 쏟아내는 일은 어려운 것이어서왈칵 쏟아지는 오묘한 감정에 적절한 단어를 선택할 수 없어 일기장은 그냥 살짝 숨겨두었다. 나의 모습에 대한 많은 고민이 있었던 시간이었다.정말 오랜만에 도전하는, 오롯한 나만의 미션에 성취감을 느꼈지만, 여전히 '다행' 정도에 그치는 감정이었기 때문에 조금 더 고민하는 시간을 갖기로 했다. 역시 인생은 불확실하다.하지만 지금 나에게는 이 불확실함을 온전히 느끼고, 즐길 수 있는 여유가 있기 때문에조금 더 버텨보고, 찬찬히 들여다보기로 했다. 이제는 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