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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그를 처음해봐서 글만 썼는데, 글만 쓰니까 보기가 지루해서 사진을 넣어봤다
정리 못한 여행 사진들이,
지금 내가 보내고 있는 시간처럼 엉켜서 뒤죽박죽 뒹굴고 있는데
하나씩 하나씩 풀어봐야지
회사 생활에 익숙해진 어느 순간(생각보다 너무 빨리 찾아온)부터
회사에서 요구하는 모든 일들이, 의무감에 진행하는 퀘스트들로 느껴졌다.
처음엔 나에게 어떤 일이 일어날 지 몰라
잔뜩 몸에 힘을 주어 긴장하며 하루를 보내고
집에 돌아와서는 긴장이 풀려, 21시부터 신생아처럼 줄곧 잠만 자던 그 시간은 일기장에만 남아있다.
어렸을 때는 젓가락으로 콩 한톨을 옮긴 순간에도 뛸 듯 기뻐했고,
받아쓰기 만점이라도 받는 날엔 동네방네 시험지를 들고 소문을 냈었다.
좋아하던 노래를 친구들과 처음으로 화음을 쌓아서 불렀던 날은 온 몸에 소름이 끼쳤었는데,
지금 와서 생각해보니 그게 바로 희열이었다.
머리가 조금 크고 나서는
토익 900점을 넘겨도, 원하던 회사의 홈페이지에서 '합격입니다' 문구를 봐도
속으로 '네 그렇군요 다행입니다' 라는 말만 하고 있는 내가
어느 순간, 너무 슬프게도 안쓰러워졌다.
그저, 이런 저런 일을 겪어보면서 성취에 대한 역치가 높아진 것일 뿐일까
태어나서
울고 웃고 뒤집고 앉고 밀고(나는 앉는걸 먼저했다) 걷고 뛰고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대학교
회사
지금까지 추가 퀘스트 없이
정식 퀘스트만 깨느라 너무 지루했는데
인생 1부 퀘스트 나름 만족스럽게 다 깼으니
이제 확장판하러 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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