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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콜포비아 : 전화와 공포증의 합성어로, ‘콜 포비아(call phobia·통화 공포증)’는 전화로 불편을 느끼는 사람이 늘면서 생겨난 전화 통화 기피증을 뜻한다
정확히는 전화기 너머에 있는 사람을 상대하는 일에 공포감을 느꼈다고 하는게 맞겠다.
너무나도 다이나믹하게, 실시간으로 돌아가는 업무를 담당하며
전화, 문자, 그리고 카카오톡으로 밤낮가리지 않고 쉴 틈 없이, 누군가와 항상 연결되어 있었다.
9-6 업무 시간에는 당연한 일이겠지만,
휴대폰은 공휴일, 주말, 늦은 밤, 심지어는 새벽까지 가리지 않고 울려댔다.
상단 바가 살짝 깜빡이며 잠깐 멈추는 것을 신호로, 진동이 울리기 시작하면 순간적으로 모든 생각이 멈추고 뒷목이 뻐근해졌다.
부모님과 통화를 하다가도 진동이 울리면
갑자기 찾아오는 엄청난 스트레스에 어쩔 줄 몰라하며 일단 전화를 끊었는데,
그때마다 역시나 '매너콜'이라며 거래처 사람의 부재 전화가 찍혀있었다.
항상 시야에 휴대폰이 있어야 마음이 놓였지만,
한편으로는 휴대폰이 깜빡일까봐 항상 불안해하며 하루를 보냈다.
온전히 쉬었던 적은 없었다.
휴대폰을 통해 주고 받는 대화는 나의 감정을 소비하는 일이었고,
연결된 사람의 감정을 상하지 않게 협상하고, 나의 잘못이 아닌 일에 양해를 구하는 일 자체때문에 지친 것일 수도 있겠다.
일을 그만 두고 난 지금,
아직도 휴대폰이 깜빡이는 것에 무의식적으로 공포를 느끼고 머리가 굳는 것을 보면
그간 꽤 힘들었던 모양이다.
이제는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에게서만 전화와 메세지가 온다는 것은, 나의 가장 큰 힐링 포인트 중 하나이다.
물론 보이스 피싱과 스팸은 끊임이 없다. 부들부들
회사에서는 2G폰 보급을,
외부적으로는 내선전화 활용을 의무화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흑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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